유명인과 주변인의 말싸움

지난주부터 실리콘밸리의 Tech 커뮤니티가 Peter Thiel(피터틸)의 트럼프 지지, 그리고 연이은 거액 1.25m 도네이션때문에 두 편으로 갈렸다.

논쟁의 화살은 YCombinator에 쏠렸는데 틸과의 파트너쉽 관계를 모두 청산하라고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나온것. (YC는 억울할수도 있는게 YC에서 틸은 파트타임 파트너밖에 안되지만 페이스북에선 이사회 멤버. 근데 이런 말싸움은 트위터에서 벌어지는데 주커버그는 트위터에 없으니… 🙄)

그 공격의 선봉에 선 사람은 역시 좌파중 좌파인 DHH http://david.heinemeierhansson.com/. 평상시에도 대놓고 YC와 폴그레이엄을 비난하던 겁없는(?) 사람인데 워낙에 본인도 ruby on rails등 테크 업계에서 대단한 것을 많이 한 사람이라 파급력이 크다.

상당히 공격적이고 폴그레이엄처럼 점잖게 말하기보다는 주장과 함께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을 흔히 하는 일종의 능력치높은 트롤이다. 이번에 폴그레이엄에게 트위터 블락 신공을 당하기도했다.

DHH와 함께 공격의 선봉을 맡은 것은 까대기에서 둘째라면 서러운 pinboard. https://mobile.twitter.com/Pinboard

Pinboard는 1인이 북마킹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테크 커뮤니티에 그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고 평상시 이런 이슈들에 워낙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라 영향력이 상당하다.

그리고 세번째 중요한 목소리는 바로 Marco Arment (마르코). 역시 1인 개발자로 tumblr, overcast, instapaper등 걸출한 앱들을 혼자 만들어낸 재야 최고의 실력자. 혼자하는 블로그에 매월 50만이 방문하고 팟캐스트도 팬층이 두텁다. Https://marco.org 

이렇게 인디쪽 실력자들이 틸과의 관계를 청산하지 않는것은 트럼프를 인정하는것과 다름없다고 공격을 시작했다. YC는 어찌보면 인디에 있는 사람들을 메이저로 끌어올려주는 집단이라 인디쪽 사람들을 무시할수가 없다.


Yc를 현재 이끄는 Sam Altman의 블로그 일부. 폴그레이엄과 그의 의견은 비록 트럼프가 싫다고 해도 그를 지지하는 40%의 인구를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본인들도 트럼프를 혐오하지만 이런식으로 지지자를 해고하고 대화를 단절한다면 선거 이후에도 상처는 치유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다.

즉 피터틸을 잘라내는건 정치적 보복으로 트럼프같은 사람이나 할 행동이고 우리는 성숙하게 상대의 정치적 견해차이를 인정해야한다는 생각이다. 어찌보면 좌우로 치우침없는 좋은 의견이다.


위는 마르코의 블로그에서 퍼온 부분. 그의 비판의 핵심은(dhh, pinboard 마찬가지) 틸같은 파워있는 사람을 하나의 직원으로 볼수 없다는 것이다. 그의 기부액수, 그동안의 지지 행위를 보면 그는 트럼프와 동일인으로 봐도 무방하다.

억만장자인 그를 yc의 파트너에서 자르는것은 정치적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는게 아니다. Yc처럼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조직이 그와같은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에 대응하지 않는것은 결국 트럼프와 틸을 변호하는 것과 같다. 블로그의 마무리는 “Shame on Y combinator.” 😬

Dhh나 pinboard는 워낙 트롤 수준으로 그동안 폴그레이엄과 YC를 비난해왔기때문에 설득력이 약하지만 마르코같은 사람은 이쪽 바닥에서 본래 존경받기도하고 글 자체에 감정을 섞거나 하지 않으므로 더 설득력이 있다. 워낙에 글을 잘 쓰는 사람이기도 하고.

테크 종사자들은 보통 진보에 가깝다. 그런데 이번 이슈가 그 안에서도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기준이 될것 같다. 폴그레이엄쪽에 손드는 사람은 아무래도 안정적 보수에 가까울것이고 마르코쪽에 손드는 사람은 반골 진보에 가까울 것이다.

참고로 피터틸이 페이스북 이사회에 있기때문에 역시 압력을 받은 주커버그는 그를 변호하는 입장이다. 아마존의 베조스도 마찬가지고.

나는 마르코의 블로그를 읽고나니 이쪽에 마음이 더 기운다. 나 역시 반골인지 아님 성공을 못한 변두리 사람이라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

하지만 한가지 부러운것은 유명인, 그것도 테크인들에게 존경의 대상인 폴그레엄, yc를 상대하며 때로는 ‘저렇게 심하게해도 되나?’ 싶을만큼 신랄하게 비난하는 dhh, 마르코등 주변인들의 힘이다. 그리고 잘 쓰여진 논쟁 글 한편으로 테크 커뮤니티를 설득하는 마르코 같은 주변인의 생각의 힘, 글의 힘이다 (Sam Altman은 솔직히 이부분에서 밀린다). 마르코와 dhh의 신랄한 비판이 있은후에 cnn에까지 이 논쟁이 보도되었다.

한국이라면 어땠을까 다시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성공과는 거리가 멀지만 생각의 힘, 글의 힘이있는 주변인이 성공한 권력을 상대로 그렇게 강한 자기 주장을 펼칠수 있을까? 스타트업, 인디로 활동하는 개발자중 이렇게 강한 생각의 힘, 글의 힘이있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이런 논쟁을 지켜보는 커뮤니티는 그럼 공정한 판단을 내릴수 있을까? 성공한 권력자에게 존경심을 이미 깔고 들어가는 우리 문화에서 이런 주변인들의 의미있는 <까댐>이 제대로 펼쳐질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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